“혁신을 꿈꾸는 경영자여, 오바마 조직론을 배우라”

  • 입력 2008년 11월 14일 03시 00분


美 경영학잡지 “세대-인종-직업 뛰어넘는 연합전선 구축해 승리”

“혁신을 꿈꾸는 경영자여, 오바마에게서 배우라.”

초선 상원의원이던 신출내기 정치인이 대권을 거머쥔 비결에 경영학계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버드비즈니스온라인은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경영 혁신가 중 하나’라며 조직론적 관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주목했다.

이 잡지는 오바마 당선인의 선거조직이 “워싱턴 정계의 20세기형 조직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조직”이라며 “기업계의 구글에 필적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조직 형태부터 달랐다고 분석했다. 명령 일변도의 수직적 조직이나 통제력을 상실한 수평적 조직이 아니라 양자의 절묘한 결합이라는 것. 핵심 조직이 있고 이를 인터넷과 풀뿌리 대중 조직의 외곽세포가 둘러싼 ‘구(球)’형을 이뤘다.

오바마 선거진영은 핵심 참모들이 일관된 선거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세대와 인종, 직업을 뛰어넘는 연합전선을 구축해 다양한 선거운동을 전개했다고 이 잡지는 평가했다.

전술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목표를 극대화한 것도 차별화된다. 경쟁자를 의식해 전술에 매몰되기보다는 궁극적인 목표에 따라 자원을 배분해 낭비를 막았다.

이 잡지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네거티브 광고로 공격했을 때 곧바로 응전하지 않은 점을 그 사례로 들었다. 바로 보복광고에 나섰다면 자금과 조직 역량이 고갈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이 시간에 선거자금을 모아 미래의 위험에 대비했다는 것.

기존의 조직은 시장을 작은 조각으로 나눠 표적 집단을 공략해 왔다. 하지만 오바마 선거진영은 시장을 하나의 큰 덩어리로 접근해 전체 유권자에게 호소할 수 있는 메시지와 전략을 만들었다.

매케인 후보가 오바마 후보를 공격하며 공화당 보수층의 텃밭 관리에만 치중했다면, 오바마 당선인은 지지층의 외연을 넓혔다. “미국은 레드스테이트(공화당 지지 주)와 블루스테이트(민주당 지지 주)의 합이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이라고 단합을 강조했다.

이 잡지는 마지막으로 ‘이상의 제시’를 오바마 조직의 가장 큰 힘으로 꼽았다. 오바마 진영은 ‘세계를 변화시키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이상을 내세워 경쟁자와 차별했다. 선거전 내내 매케인 진영이 오바마 후보를 물고 늘어질 때 ‘변화’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이슈를 주도했다.

이 잡지는 “위협이나 경제적 유인책 같은 얄팍한 파워가 아니라 신뢰와 창의성, 열정을 고무시키는 두꺼운 파워를 활용한 것이 오바마 조직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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