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계 “오바마, 할 수 있을까?”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CEO 74%가 ‘우려’… 세금인상 여부 촉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할 기대주로 떠오르긴 했지만 미 재계는 여전히 그에 대한 불신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MSNBC 인터넷판은 9일 보도했다.

실제로 오바마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다음 날인 5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00포인트 이상 하락해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선 이전 조사이기는 하지만 ‘최고경영자 매거진’이 최고경영자(CEO) 751명을 상대로 10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우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당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우려한다는 응답자는 19%에 불과했다.

오바마 당선인에게 불신을 품고 있는 재계 인사들은 그가 무역과 성장의 연관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이 당면한 에너지 위기를 푸는 데에도 적극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 그의 ‘큰 정부’ 정책과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 인상이 성장과 고용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지지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는 재계인사들로부터 역대 어떤 민주당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고 반박한다.

오바마 당선인을 직접 만난 CEO들 또한 “오바마가 인재와 아이디어, 기술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게 지지자들의 반박이다. 지금 미 재계 지도자들은 오바마 당선인이 앞으로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어떻게 집행할지, 그리고 금융업계에 대해 얼마나 엄격한 규제 장치를 마련하느냐에 기업의 존망이 달려 있다는 점 때문에 차기 행정부의 진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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