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바마 시대]“車가 문제야, 車가…”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의회 “구제금융대상 포함을”… 부시는 부정적

美 빅3 지난달 판매 29∼45% 급감… GM “운영자금 내년 상반기 바닥”


깊어가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정권 이양기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당선인이 당면한 최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8일 부시 대통령에게 “경기하강과 금융시장의 위기가 미국 자동차산업을 위협하고 있다”며 추가 지원을 촉구했다.

펠로시 의장 등은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마련된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안 수혜대상에 자동차업체들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7일 “3분기(7∼9월)에 매출이 13% 감소하고 25억4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GM은 “보유 현금이 6월 말의 210억 달러에서 9월 말 현재 162억 달러로 줄었다”며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내년 상반기에 운영자금이 바닥나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릭 왜거너 GM 최고경영자는 “GM이 파산하면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같은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GM은 자금부족 상황을 타개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크라이슬러와의 합병 협상도 중단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포드도 7일 3분기 매출액이 32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억 달러나 줄었다고 밝혔다. 9월 말 현재 보유 현금은 189억 달러.

‘빅3’의 지난달 미국시장 판매량도 지난해 10월 대비 GM은 45%, 포드는 29%, 크라이슬러는 35%씩 감소했다.

전후방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세 회사 중 한 곳이라도 파산할 경우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자동차 3사는 이미 지난 3년간 10만 명가량의 일자리를 줄였다.

오바마 당선인은 7일 기자회견에서 자동차업계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을 정권인수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력을 상실한 미 자동차업계가 살아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부 지원이 들어가야 할지, 또 그게 효과가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 오바마 당선인의 고민이다.

보수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동차산업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모든 부문에 위기가 급속히 파급되는 금융 부문과는 성격이 다른 만큼 국민세금을 투입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7000억 달러 구제금융안에 자동차업체를 포함시키는 안에 대해 지금까지는 다소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10일 오바마 당선인과 부시 대통령의 회동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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