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30분짜리 TV광고 결정타? 역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0월 31일 02시 58분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선보인 30분짜리 동영상 광고에서 자신의 세금 관련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위 사진은 광고 속에 평범한 가정주부로 등장하는 한 미국인이 자동차 뒷유리에 그려 넣은 자신의 가족을 가리키는 모습. 화면 캡처 유튜브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선보인 30분짜리 동영상 광고에서 자신의 세금 관련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위 사진은 광고 속에 평범한 가정주부로 등장하는 한 미국인이 자동차 뒷유리에 그려 넣은 자신의 가족을 가리키는 모습. 화면 캡처 유튜브
다큐식 정책설명에 수백만달러 풀어

29일 오전 8시(현지 시간).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가 30분간의 TV광고를 통해 국민 앞에 섰다. 이날 광고를 위해 오바마 후보 측은 폭스, NBC, CBS 등 3개 방송사에 100만 달러씩 300만 달러의 광고료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광고에서 오바마 후보는 “지난 20개월간 미국 전역을 다니면서 만난 미국인들을 통해 희망과 긍정의 힘, 새로운 미국을 향한 위대한 힘을 느꼈다”며 “지금 미국은 ‘결정적인 순간’에 처했고 올바른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네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추진하는 건강보험, 감세, 교육, 고용정책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자녀 4명을 키우느라 남편의 수술까지 미룬 백인 여성, 관절염을 앓는 부인의 약값을 대기 위해 72세 나이에도 일을 하는 흑인 노인, 자녀 2명의 교육을 위해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는 홀어머니, 자동차회사에서 해직돼 생계가 막막한 가장의 이야기였다.

오바마 후보는 특히 암으로 사망한 자신의 모친에 대해 얘기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단지 병에 걸려서가 아니라 제 기능을 못하는 건강보험 정책 탓에 죽는 것을 보는 것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고통인지 안다”고 강조했다.

사전 제작된 분량이 끝나면서 오바마 후보의 플로리다 유세 현장이 생방송으로 연결됐다.

오바마 후보는 “엿새 뒤면 공포가 아닌 희망이, 현상 유지가 아닌 변화가, 분열이 아닌 단합이라는 변화된 세상이 열린다”며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 가자”고 역설했다.

첫 지원 유세에 나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미국의 미래를 대표하는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시작을 15분이나 미루면서 막대한 돈을 들인 이번 TV 공세가 오바마 후보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위기 속에 엄청난 광고비를 지출한 오바마 후보에 대한 반감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대한 동정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유에스에이투데이와 갤럽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3%가 ‘선거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지출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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