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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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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1495원 사상 최고치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어지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엔고(高) 현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
24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한때 90.87엔으로 13년 2개월 만의 최고기록을 세웠다. 유로에 대해서도 한때 113엔대를 나타냈다. 급격한 엔고는 기업실적 악화 등 우려로 주가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1985년과 1995년 두 차례에 걸쳐 급격한 엔고를 경험했다. 그러나 당시 주역은 달러였을 뿐 아니라 선진국의 금융개입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금융 당국은 이번 엔고에 개입하기 어려워 속을 태우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일본은행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어 엔화가 안전 통화로 인식되고 있는 데다 해외 펀드나 투자은행 등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서두르며 자금 반환을 위해 엔화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일본의 환율 협조개입은 2000년 9월이 마지막이었다. 그 뒤 엔은 ‘엔 캐리 트레이드’의 영향으로 줄곧 약세였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된 올 초 이후 상황이 변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유럽의 추가금리 인하로 엔고 압력이 높아지면 1달러 85엔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24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495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원화는 달러에 대해 약세를 계속하고 있는 반면 엔화는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오른 것. 이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12월 23일 100엔당 1494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부품 등을 수입하는 국내 업체들은 수입단가가 급등해 아우성이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급감하고 있다. 국제관광진흥기구(JNTO)에 따르면 9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15만9500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0.8%가 줄었다. 관광객은 올 연말 더욱 줄 것으로 여행업계는 내다봤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