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엘리트 뱅커’ 덕에 큰돈 벌어”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2시 59분


서브프라임 예측해 대박… 美 펀드왕 ‘은퇴 편지’ 화제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제왕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 라드 캐피털의 창업자인 앤드루 라드 씨가 미국 금융계를 통렬히 비난하며 은퇴를 선언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라드 씨는 17일 미국의 부유층 자녀가 최상급 교육을 받은 뒤 사회 주요 요직에 진출하는 귀족주의(aristocracy)를 경멸하는 내용의 편지를 자신의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부모 덕분에 유치원부터 예일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이르는 코스를 밟은 고학력의 멍청이들이 ‘머니 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이 받은 교육의 값어치도 못하면서 AIG,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등 회사와 정부의 요직에 진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귀족주의적 행동은 내가 거래하기에 충분한 바보들을 양산했을 뿐이다. 미국 만세다”라고 비아냥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정확하게 예측했던 그는 지난 2년간 펀드를 운용하면서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의 펀드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 870%의 고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라드 씨는 “이제 더는 다른 사람의 돈을 운용하지 않고 내 자산 관리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다른 부유한 헤지펀드 매니저와 기업인들에게 “블랙베리(e메일 수신 휴대전화)를 던져버리고 인생을 즐겨라”고 충고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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