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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16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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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기 과열과 물가 폭등을 억제하기 위해 줄기차게 금리와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을 인상해 오던 중국 정부가 6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16일부터 1년 만기 대출금리를 기존의 7.47%에서 7.20%로 0.27%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런민은행은 중국공상은행과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우정저축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을 제외한 소형 은행들의 지급준비율도 25일부터 현행 17.5%에서 16.5%로 1%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지급준비율 인하 대상엔 위안화 여수신 업무를 취급하는 외국 금융기관도 포함됐다. 대지진 복구가 시급한 쓰촨(四川) 성 원촨(汶川) 지역은 지방 금융법인의 지급준비율이 2%포인트 인하됐다.
런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경제운영 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정책을 적용하며 경제구조를 최적화한다는 원칙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는 그동안 강조해 오던 ‘과열 억제’라는 경제기조가 ‘경기 부양’으로 180도 선회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베이징(北京) 올림픽 이후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의 표시로 풀이된다.
올림픽 이후에도 경기가 갑자기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중국 지도부의 공언과는 달리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4∼6월)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해 왔다.
지난해 2분기 12.2%였던 경제성장률은 3분기(7∼9월) 12.0%, 4분기(10∼12월) 11.7%, 올해 1분기(1∼3월) 10.6%, 2분기 10.2%로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16일 6,092.06까지 올랐던 상하이종합주가지수 역시 계속 하락해 12일엔 무려 2,079.67로 2,000 선을 위협하면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경기과열 방지를 위해 2002년 2월 21일 5.31%까지 내렸던 1년 만기 대출금리를 2004년 10월 29일 5.58%로 올리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21일까지 9차례에 걸쳐 금리를 7.47%까지 올렸다.
또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도 2003년 9월 21일 6.0%에서 7.0%로 올리기 시작해 지난해 10차례, 올해 들어서도 6차례 올리는 등 무려 21차례에 걸쳐 17.5%까지 상향 조정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