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사카슈빌리 대통령 선공 사흘만에 사면초가 신세

  • 입력 2008년 8월 13일 03시 07분


‘게임’의 끝은?

‘장미혁명의 승자에서 쫓기는 사면초가(四面楚歌) 신세로.’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상대로 무력 공세를 강화하면서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미하일 사카슈빌리(41·사진) 그루지야 대통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러시아를 상대로 다른 지도자는 엄두조차 못 낼 과감한 게임을 벌여온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결국 궁지에 몰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와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을 나온 그는 친(親)서방 인물. ‘동유럽의 정치 경제 민주화를 이뤄낼 선두 주자’라는 서구사회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그루지야의 개혁 개방 정책을 펴 왔다.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뒤 뇌물을 요구하는 교통경찰 등 1만5000명을 한꺼번에 해고하는 대신 경찰의 연봉을 10배로 올리는 등 과감한 개혁안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호탕한 성격만큼 ‘충동적이고 권위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호기 넘치던 그도 러시아의 공격이 시작된 지 사흘 만에 무너졌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실상 항복을 선언하기까지) 사흘 동안 한숨도 못 잤다”면서도 “그루지야가 대량학살과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러시아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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