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 전쟁 이후의 동아시아 역사에 대해 살펴 온, 본 시리즈의 마지막 장이다. (상)에서는 현저하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의 개혁과 개방에 대해서, (下)에서는 한국과 대만의 민주화를 테마로 이 지역이 걸어 온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장래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
늦은 밤, 베이징(北京) 숙소에서 잠을 이루지 못해 창문을 열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아무데서나 흡연을 할 수 없는 일본에 비해, 아직 흡연을 할 수 있는 방이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고맙기만 했다. 하지만 이 나라도 머지않아 달라질 것이다.
끊이지 않는 자동차의 클락션 소리와 어디에선가 흘러나오는 중국 경극풍의 음악이 섞여 3월을 맞아 갑자기 따뜻해진 베이징(北京)의 밤은 떠들썩했다. 올림픽을 앞 둔 거리는 부산하고 공사장의 망치 소리도 섞여서 들려왔다.
거대한 몸체를 움직이며 맹렬히 전진하는 중국. 5년 연속 실질 경제 성장률은 두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고 무역 총액은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 3위이다. 외화 준비고는 일본을 넘어서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앞으로 얼마나 성장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조만간에 파탄 나고 말 것인지, 중국의 발전을 둘러싸고 세계는 떠들썩하다.
13억이라는 인구—정확히 세어보면 14억일지도 모른다--가 만드는 국가이다. 13억이란 인구만으로도 무리한 실험인데 게다가 공산당 독재체제 하의 시장 경제라는 유례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 전 세계가 침을 삼키며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