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개혁 “후퇴는 없다”

  • 입력 2008년 6월 26일 02시 58분


총소리에 놀란 사르코지 24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환송식이 열린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서 총성이 울리자 사르코지 대통령(오른쪽 아래)과 부인 카를라 브루니 씨(오른쪽 위)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전용기 안으로 피신하고 있다. 총성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서 있던 곳으로부터 200m 떨어진 곳에서 경찰관이 총으로 자살하면서 발생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총소리에 놀란 사르코지 24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환송식이 열린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서 총성이 울리자 사르코지 대통령(오른쪽 아래)과 부인 카를라 브루니 씨(오른쪽 위)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전용기 안으로 피신하고 있다. 총성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서 있던 곳으로부터 200m 떨어진 곳에서 경찰관이 총으로 자살하면서 발생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지난달 취임 1주년을 맞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32%로 나타났다. 역대 프랑스 제5공화국 대통령 중 최하 기록이었다. 그러나 그는 중단하지 않고 개혁의 폭과 깊이를 오히려 넓혔다. 마침내 이달 들어서는 대통령의 지지도가 40%대 전후로 올라섰다. 눈앞의 장애물을 피하지 않는 프랑스 정부의 개혁 행진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공무원 구조조정-연금개혁 이어 軍도 감축

의회도 바캉스 미루고 개혁법안 처리 나서

대형마트 일요일 영업 등 시민들 변화 실감

○ 연구소… 군대… 거침없는 개혁

공무원 공기업 학교 대학에 이어 연구소와 군대도 개혁의 도마에 올랐다.

최근 프랑스 최대 연구기관으로 약 3만 명을 고용한 국립과학연구소(CNRS)를 8개로 분리하는 개혁안이 발표됐다. 연구소 직원 1000여 명이 CNRS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군 병력을 5만 명 이상 줄인다는 내용의 국방백서도 나왔다. 군 장성들이 르피가로에 익명 투고로 정부의 계획을 강력히 비판하며 반대에 나섰다.

사르코지 대통령 취임 이후 어느 개혁도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없었다. 늘 파업과 시위가 잇따랐다. 특히 개혁을 진두지휘한 대통령이 3개월 반 만의 이혼과 재혼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서 개혁은 좌초의 위기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개혁은 중단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신임을 잃자 총리와 장관들이 전면에 나섰다. 이들은 소신을 갖고 지휘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 지지율 낮아도 후퇴 모르는 장관들

정부는 연금개혁에도 한층 고삐를 당겼다. 2주간의 파업이라는 홍역을 치르며 37.5년이던 특별연금의 불입기간을 일반 연금과 똑같이 40년으로 늘린 것이 지난해 말인데 올해 다시 모든 연금의 불입기간을 40년에서 41년으로 늘리는 개혁에 착수했다.

공공부문 구조조정에도 후퇴하지 않았다. 공무원과 교사들은 은퇴자들을 충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인원을 줄이는 온건한 개혁 정책에도 불만을 품고 지난해부터 걸핏하면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그자비에 다르코 교육장관은 “학생이 없어 노는 교사가 무려 3만 명인데…”라며 후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원과 상원도 모두 바캉스를 7월 말로 미루고 헌법개정안을 비롯한 정부의 개혁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 개혁 성과 ‘생활 속으로’

일부 개혁은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일요일 대형 상점에서 물건을 살 수가 없었다. 일요일 영업이 법으로 금지돼 있었기 때문이다. 토요일에는 일요일 먹을 것까지 장만해두고 일요일에 꼭 필요한 물건은 작은 소매점에서 비싼 값을 치르고 사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대형 상점이 하나 둘 문을 열고 있다.

또 지금까지는 집을 임차할 때 보증금으로 두 달 치 임차료를 지불했지만 이제는 한 달 치 임차료만 지불하면 된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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