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진 현장 ‘젖 물린 경찰 엄마’ 3계급 특진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6월 18일 02시 57분



쓰촨(四川) 성 대지진 당시 재해지역에서 이틀 동안 9명의 갓난아기에게 잇달아 젖을 물려 화제가 됐던 장유(江油) 시 공안국 순경대대 장샤오쥐안(蔣曉娟·29) 민경(民警)이 한꺼번에 3계급을 특진해 시 공안국 부(副)정치위원에 임명됐다.

중국 공산당 쓰촨 성 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쓰촨신원왕(四川新聞網)은 누리꾼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은 장 씨를 시 공안국이 이같이 파격 승진시켰다고 16일 보도했다.

시 공안국 부정치위원은 공안국의 부국장에 해당하는 자리로 민경이 부정치위원까지 승진하려면 대략 10년 안팎이 걸린다.

장 씨는 지진 대참사가 발생하자 생후 6개월인 아들을 부모에게 맡기고 이재민 구호 현장에서 근무하던 중 이재민인 엄마들이 경황이 없어 갓난아이에게 젖을 물리지 못하는 것을 보고 경찰복을 입은 채 갓난아기들에게 젖을 물렸다. 이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는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누리꾼들은 장 씨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찰 엄마’라는 칭호를 붙였고 공안당국은 장 씨에게 2급 영웅모범 겸 우수 공산당원 칭호를 수여했다.

그러나 장 씨는 “어머니라는 본성에 따라 평범한 일을 했을 뿐 특별히 칭찬받을 게 아니다”면서 “경찰 가운데는 나보다 더 뛰어난 일을 한 사람이 많다”며 겸손해했다.

일부 누리꾼은 공안국의 조치에 대해 “장 씨의 희생과 봉사정신은 위대하지만 그가 공안국 부정치위원직에 필요한 지도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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