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도 목사 발언에 진땀

  • 입력 2008년 5월 24일 03시 01분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자신을 지지한다고 밝힌 존 헤이지 목사의 ‘홀로코스트 옹호 발언’으로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사진은 2월 27일 뉴스 회견장에서 헤이지 목사가 매케인 후보를 지지하던 당시 찍은 것. 동아일보 자료 사진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자신을 지지한다고 밝힌 존 헤이지 목사의 ‘홀로코스트 옹호 발언’으로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사진은 2월 27일 뉴스 회견장에서 헤이지 목사가 매케인 후보를 지지하던 당시 찍은 것. 동아일보 자료 사진
‘홀로코스트는 신의 계획’ 주장에 “그의 지지 거부”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자신을 지지한 목사의 ‘부적절한’ 발언 탓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력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그의 담임목사이자 영적 스승이었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의 ‘갓댐 아메리카’ 발언으로 위기를 겪은 것과 흡사하다.

문제의 발언을 한 인물은 텔레비전을 통한 전도를 주로 하는 존 헤이지 목사. 지난주 웹사이트인 ‘토크 투 액션’을 통해 처음 공개된 바에 따르면 그는 1990년대 말 ‘예루살렘의 전투’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성경은 히틀러의 잔혹한 행위를 예견했으며 하느님은 ‘그 일(홀로코스트)’이 일어나도록 허락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유대인을 위한 나의 가장 시급한 임무는 이스라엘의 땅에 그들을 되돌려 보내는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헤이지 목사는 친(親)이스라엘주의자로 이스라엘을 위한 국가기독교연맹의 설립자이며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내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매케인 후보는 최근 헤이지 목사가 자신에 대해 공개적인 지지 선언을 하자 이를 흔쾌히 수락한 바 있다.

하지만 헤이지 목사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매케인 후보는 22일 즉각 성명을 내고 “그의 발언은 제정신이 아니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의 지지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매케인 후보는 이번 사건을 라이트 목사 파문과 연결시키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라이트 목사와 달리 헤이지 목사는 내 담임목사도, 정신적 스승도 아니다”라며 “난 헤이지 목사가 운영하는 교회를 20년 동안 다니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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