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일대 한인사회, 잇다른 살인사건

  • 입력 2008년 5월 18일 18시 09분


미국 뉴욕 일대 한인 교포사회에 최근 잇달아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북쪽으로 20km 가량 떨어져있는 뉴저지 주 테너플라이의 한 주택에서는 16일 한인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미국의 전형적인 교외주택가인 테너플라이는 학군이 좋아 최근 한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곳이다.

수사당국은 살해된 한인 3명의 신원에 대해 70대 남성과 50대 여성, 20대 남성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스타레저 등 현지 언론은 "지난해 한인 김모(여) 씨가 집을 62만 달러(약 6억2000만원)에 산 뒤 휴대전화 판매사업을 하는 아들(28) 등과 함께 살았으며, 피해자들은 모두 이 집에 살고 있던 사람들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 수사당국에 따르면 집에 강도를 당한 흔적은 없었으며, 피해자 모두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려 잔인하게 살해됐다. 이들은 사망한 지 일주일이 넘은 뒤에야 발견됐다.

이번 살인사건은 평소 강력범죄가 거의 없었던 교외주택가에서 발생해 지역 방송들과 신문들은 이 사건을 속보로 보도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병든 남편을 돌보면서 세탁소를 열심히 운영해 이웃의 사랑을 받던 50대 한인 여성이 피살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16일 브루클린의 에덴 세탁소에서 주인 우경숙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우 씨는 전날 밤 둔기에 맞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세탁소 인근에 주차해뒀던 우 씨의 혼다 어코드 승용차도 사라져 강도를 당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메트로면에 "우 씨는 남편이 5년 전 당뇨병에 걸린 뒤 남편을 대신해 자신이 직접 세탁소를 운영하며 성실하게 일해 왔다"며 "이웃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 씨는 이전에도 두 차례 강도를 당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은 채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세탁소 고객은 뉴욕타임스에 "웨딩드레스가 잘못 됐을 때도 아무런 문제없이 수선해줬다"며 "우 씨는 이웃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고 안타까워했다.

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