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인생을 보람있게]<7>비영리 봉사하는 선진국 시니어들

  • 입력 2008년 5월 9일 02시 59분


일본 교토에 있는 ‘커뮤니티 네트워크협회’의 사무실. 퇴직자와 민간단체를 연결해 주는 곳답게 지도와 지역정보 책자, 포스터가 가득하다. 사진 제공 희망제작소
일본 교토에 있는 ‘커뮤니티 네트워크협회’의 사무실. 퇴직자와 민간단체를 연결해 주는 곳답게 지도와 지역정보 책자, 포스터가 가득하다. 사진 제공 희망제작소
베이비붐 세대 전문직 은퇴자“사회의 짐? 사회의 힘!”

경영컨설팅-문맹 퇴치… ‘전문가 인력풀’ 조직적으로 활용

‘비영리 부문은 일자리의 보고.’

최근 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팀은 미국과 일본을 찾아 은퇴자 활용 방안을 집중 연구했다.

일본은 단카이 세대, 미국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퇴직행렬에 들어서면서 전문직 은퇴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 미국 비영리 민간조직(NPO), 분야별 전문화 뛰어나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상에 이르는 2010년부터 은퇴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NPO가 잘 정비돼 있어 퇴직자의 재취업이 활발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연구에 따르면 1990년 전체 일자리에서 NPO가 차지하는 비율은 △미국 6.9% △프랑스 4.2% △영국 4.0% △독일 3.7% 등이었다.

특히 NPO 중 스코어(SCORE)는 은퇴자들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을 사회적으로 활용하는 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64년 설립된 이곳은 미국 중소기업청과 손잡고 퇴직 기업인들의 경험을 중소기업들에 전파하고 있다.

스코어는 전국 400개 지부에서 1만500명의 자원봉사자가 매년 40만 명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경영 컨설팅을 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이 상담해 준 중소기업은 750만여 개에 이른다.

스코어 관계자는 “최근에는 멀리 사는 경영자들을 위해 인터넷 상담도 해 주고 있다”며 “경영학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살아 있는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어 기업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퇴직자들의 공익형 일자리 부문에서는 시빅벤처(Civic Ventures)가 두드러진다.

이 기관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1995년 5개 지역, 12개 학교로 시작한 문맹퇴치 프로그램은 현재 21개 도시 2000명의 문맹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시빅벤처 관계자는 “단순히 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인생경험을 들려주는 멘터 역할도 하고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며 “퇴직자들도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사실에 매우 행복해한다”고 말했다.

○ 일본, 지역별 특화전략

일본은 지방자치 시스템과 퇴직자들을 연결시킨 NPO가 발달돼 있다.

교토에 위치한 ‘커뮤니티 네트워크 협회’는 퇴직자들과 지역 NPO를 연결해 주는 중개 기관이다. 이곳 사무실은 특성에 맞게 각 지역 지도를 비롯해 지역 정보 책자, 리플릿, 포스터, 지역별 은퇴자 커뮤니티 자료 등이 빼곡히 비치돼 있어 전시장을 연상케 한다.

지카야마 게이코 상무이사는 “일본 지자체들은 심각한 인구감소 때문에 노인 퇴직자들을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퇴직자들을 좀 더 역량 있는 지역 일꾼으로 키우기 위해 3년 전부터 대학들과 연계해 리더 양성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기관은 지역 활동에 관심이 많은 퇴직자들을 5개 지방에 이주시켜 시민회관이나 지역 NPO에서 활동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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