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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9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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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댐 아메리카' 발언 파문으로 미국 민주당의 대선 예비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가 다시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 파문이 일자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난 뒤 침묵을 지켜왔던 라이트 목사는 26일 PBS방송 출연과 27일 디트로이트 대규모 집회 연설에 이어 28일엔 워싱턴의 내셔널프레스클럽 연단에 올랐다.
라이트 목사는 연설에서 흑인 교회의 전통을 설명하는데 치중했다. 하지만 일문일답에 들어가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는 '9·11테러를 미국이 자초했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성경을 인용하며 "뿌린 대로 거둔다"고 강조했다.
또 '에이즈는 미국이 소수민족을 학살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 초기에 미국이 화학무기 개발을 지원한 점을 언급하며 "난 미국 정부가 흑인들에게 했던 일들에 비춰볼 때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굽히지 않았다.
그는 언론과 정치권이 자신의 발언을 거두절미한 채 전달해 진의를 왜곡했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은 "나 개인이 아닌, 흑인 교회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애국심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6년간 군 복무를 했다. 그러면 애국자인가? 체니(부통령)는 몇 년이나 복무했나?"라고 되받았다.
그는 '갓 댐' 발언 파문 이후 오바마 의원이 한 인종문제 관련 특별연설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오바마는 나의 말속엔 '희망'이란 단어가 없다고 했지만 내 연설의 나머지 부분은 듣지도 않았다고 하면서 그걸 어떻게 아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의원은 "우리가 그와 조율하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그는 나와 내 선거운동을 위해 발언하는 게 아니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라이트 목사의 활동재개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겐 '호재'일 수 있다. 하지만 힐러리 의원은 "내가 만약 오바마라면 그 교회를 떠났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