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사람이 빚도 많다 ?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군살이 많은 사람일수록 빚이 많다.’

일본 오사카(大阪)대 이케다 신스케(池田新介·경제학) 교수가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기고한 글의 요지다.

이케다 교수는 부채와 비만 사이에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실증적 근거로 오사카대 21세기수월성센터가 일본 전국의 성인 남녀 2987명을 대상으로 2005년 실시한 설문조사를 들었다.

이 조사에서 빚(주택자금 제외)의 유무와 응답자의 체격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를 비교한 결과 빚이 있는 그룹의 BMI 평균치가 빚이 없는 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만’과 ‘과다비만’이 차지하는 비중도 빚이 없는 그룹보다 빚이 있는 그룹에서 높게 나타났다. 여자의 경우 빚이 있는 그룹에는 비만(과다비만 포함)인 사람이 22.7%인 반면 빚이 없는 그룹에는 비만인 사람이 20.3%에 그쳤다.

이케다 교수는 이런 통계적 상관관계는 경제학적으로 볼 때 빚을 지는 과정과 비만에 이르는 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쌓인 지방은 먹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짊어진 ‘부채’이고, 살이 찐 탓에 늘어나는 옷값과 의료비는 ‘이자’로 볼 수 있다는 것.

이케다 교수는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는 성급한 성격의 사람일수록 빚도 많이 내고 지방을 많이 축적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채와 비만은 고통스럽거나 귀찮은 일을 뒤로 미루는 성향과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서도 여름방학 숙제를 마지막 날까지 미룬 대학생 그룹이 방학 초기에 숙제를 마친 그룹보다 ‘과다비만’의 비중이 62.4%, 부채보유 확률이 17.2% 높았다는 것.

그러나 이케다 교수는 하버드대의 한 연구에서 BMI 개인차의 72%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추정됐다면서 비만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負)의 유산’이라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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