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비켜” 英이코노미스트 美질주

  • 입력 2008년 4월 8일 02시 53분


미국을 대표하는 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는 요즘 우울하다. 지난해 불경기로 광고 면수가 전년도에 비해 각각 6.9%, 6.7% 줄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국 잡지시장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시장에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광고 면수가 8.5% 늘었고, 광고 수입은 24%나 증가했다. 미국인 구독자가 증가세인 데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고소득층이 갈수록 이코노미스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시장에서 72만 부를 판매했다. 이 중 대부분이 미국에서 팔린다. 판매 부수가 10년 전에 비해 152% 증가했다. 5년 안에 미국 시장에서 100만 부를 돌파한다는 것이 이 주간지의 목표다.

이코노미스트는 타임이나 뉴스위크처럼 화려한 그래픽을 쓰지도 않고, 연예가 이야기 등 대중이 좋아하는 뉴스도 좀처럼 다루지 않는다. 그런데도 영국에서 발행되는 잡지가 이처럼 미국 시장에서 잘나가는 비결은 국제 경제 정치 뉴스 등에 대한 심층분석 기사가 고급 독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 주간지의 미국지역 구독자 3명 중 2명은 연간소득이 10만 달러(약 1억 원)가 넘는다. 독자들도 동부와 서부 대도시 주변에 집중돼 있다. 실제로 뉴욕에서 워싱턴을 연결하는 기차인 암트랙을 타면 타임이나 뉴스위크보다는 이코노미스트를 손에 들고 있는 승객이 훨씬 더 많다.

이코노미스트 북미지역 편집인인 폴 로시 씨는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인 NPR와의 인터뷰에서 “이코노미스트는 ‘에어포스 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잡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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