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통째바꿔 새 인생 ‘페이스 오프’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안면 이식수술로 새 삶을 찾은 파스칼 콜러 씨의 수술 전(왼쪽)과 수술 후의 모습.
안면 이식수술로 새 삶을 찾은 파스칼 콜러 씨의 수술 전(왼쪽)과 수술 후의 모습.
희귀병 英남성 세계 첫 전면 안면 이식수술 성공

“평범한 사람으로 살 수 있게 됐으니 결혼해서 좋은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얼굴에 종양이 계속 자라 평생 외출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영국 남성 파스칼 콜러(30) 씨가 16시간 동안 안면 이식 수술을 받은 끝에 새 삶을 찾았다고 24일 폭스뉴스가 전했다.

지금까지 부분적인 안면 수술이 성공한 사례는 있었지만 전면 안면 수술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콜러 씨는 신경계통에 생긴 종양이 점점 커지는 신경섬유종증(neurofibromatosis)을 앓아 왔다. 6세 때부터 얼굴에 자라기 시작한 종양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졌고 마침내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올랐다. 입술에 생긴 종양 때문에 말을 하거나 밥을 먹는 것도 힘들어졌다.

“길을 지날 때마다 사람들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어떤 사람들은 내 곁에 있는 것조차 싫어했다”고 콜러 씨는 회상했다.

그러던 그에게 타인의 얼굴을 기증받아 새 얼굴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성공적으로 수술이 끝난 뒤 그의 새로운 얼굴을 본 가족도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한편 수술을 집도한 프랑스의 로랑 랑티에리 박사는 콜러 씨의 얼굴이 영화 ‘페이스 오프’처럼 기증자의 얼굴 모습으로 바뀐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얼굴 골격 구조가 기증자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지금 콜러 씨의 얼굴은 병을 앓기 전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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