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국제방송때 국익 먼저 챙겨야”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경영위원장 중립훼손 발언 논란

일본 공영방송 NHK의 경영위원회 위원장이 ‘국제방송에서는 국익을 주장해야 한다’고 주문해 공영방송의 중립성 훼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5일 아사히신문은 고모리 시게타카(古森重隆·후지필름홀딩스 사장) NHK 경영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열린 경영위원회에서 “해외에 내보내는 국제방송에서 이해가 대립하는 문제가 생길 경우 일본의 국익을 주장해야 한다”고 NHK 집행부에 주문했다고 관계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4월부터 개정방송법에 따라 TV와 라디오의 국제방송이 외국인용과 일본인용으로 분리된다. 이번 경영위원회는 이에 따른 NHK 국제방송기준 변경을 다루었으며 회의에서 고모리 위원장은 “방송법에 ‘불편부당’이라고 쓰여 있지만 각국이 국제방송을 통해 국익을 주장하는데 (NHK만) 국내 방송처럼 골고루 의견을 전달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마이 요시노리(今井義典) NHK 부회장은 “국제방송은 갖가지 의견을 반영하면서 일본이 어떤 처지에 있는가를 밝혀야 한다. 일본의 이익을 직접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반론을 폈다. 다가야 가즈테루(多賀谷一照·지바대 교수) 위원이 “일본 정부의 입장만 내놓으면 국영방송이 되어버린다”고 말해 논쟁은 일단 정리됐으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고모리 위원장은 아사히신문의 사후 취재에 대해 “중국과 한국도 국제방송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도 국제방송을 강화하고 국가의 관점을 확실히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방송법은 국제방송에서 지금까지 총무상에게 ‘명령방송’의 권한을 주었던 것을 ‘요청방송’으로 바꾸면서 NHK에는 이에 응할 ‘노력 의무’를, 총무상에게는 ‘편집의 자유 배려’를 주문하는 규정을 넣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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