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엄포? “뇌물 바라는 공무원 손목 자르는 게 최상”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3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부패를 없애는 최고 방법은 뇌물을 바라는 공무원의 손목을 잘라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공산당 서기장과 두마(하원)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국영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주가노프 서기장이 “집 한 채를 지으려면 건축 관련 모든 공무원에게 뭔가 쥐여줘야 한다”고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중세 시대처럼 그들의 손목을 잘라내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라고 대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처벌하기 시작하면 그들은 뇌물에 손을 뻗치는 행위를 당장 그만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국영TV를 통해 러시아 전역에 방송됐다.

푸틴 대통령은 수시로 뇌물 수수 근절을 강조해 왔지만 부정부패 진단 기관들은 그가 집권했던 지난 8년간 공무원의 뇌물 수수 사례가 더 많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은 원론적인 얘기일 뿐이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 러시아 시민사회도 크렘린의 위세에 눌려 부패 근절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나 권력기관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 서방의 시각이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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