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늘은 제2차 슈퍼화요일”

  • 입력 2008년 3월 4일 02시 59분


주요언론 ‘미니’字 안붙여

텍사스-오하이오 경선 오차범위내 접전

힐러리 모두 패배땐 사퇴압력 거세질 듯

“미니 슈퍼 화요일이 아니라 ‘제2차 슈퍼 화요일’이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4일 치러지는 텍사스, 오하이오 등 4개 주 예비경선에 이제 ‘미니’자를 붙이지 않는다.

370명(특별대의원 포함 시 444명)을 뽑는 이번 경선이 규모만 놓고 보면 22개주가 경선을 치렀던 지난달 5일의 슈퍼 화요일에 비할 수 없지만 두 달 동안 펼쳐져 온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숨 막히는 승부가 사실상 이번 경선에서 결판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초박빙 승부?=3일 발표된 로이터-C스팬 공동조사는 텍사스 47% 대 44%, 오하이오 47% 대 45%로 모두 오바마 후보가 약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부분의 다른 조사에서는 힐러리 후보가 3%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물론 모두 오차범위 이내여서 누가 앞선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텍사스(대의원 228석)에선 지난달 역전당한 힐러리 후보가 바닥을 치고 막판 상승세를 탔으며, 오하이오(161석)에선 계속 뒤져 왔던 오바마 후보가 약간 상승세다.

로드아일랜드에선 힐러리 후보가, 버몬트에선 오바마 후보가 앞서지만 각각 대의원 수가 32석과 23석에 불과하다.

▽벼랑 끝에서 회생 노리는 힐러리=텍사스 주 경선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중대 변수는 히스패닉계의 표심이다.

히스패닉계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지사는 2일 “이제 적전 분열은 안 된다”며 “4일 경선 결과 총대의원 누계에서 앞선 사람이 민주당 후보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110명가량 대의원 수가 뒤지는 힐러리 후보가 4일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모두 이긴다 해도 대의원 수에서 당장 역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리처드슨 주지사는 사실상 힐러리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 것.

미 언론들은 힐러리 후보가 두 주를 모두 놓칠 경우엔 한층 거센 중도사퇴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성인 다이안 페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미국은 힐러리만큼 자격을 갖춘 여성 대통령 후보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며 어떤 경우든 끝까지 완주해 달라고 당부했다.

힐러리 후보는 2일 전용기 내에서 이례적으로 기자석을 찾아 “오바마와의 레이스는 상당히 오랫동안 진행될 것”이라고 말해 중도사퇴론을 일축했다고 수행기자단이 전했다.

▽안보론 공세 속 “오늘로 마침표를”=“아이들이 모두 곤히 잠자고 있는 오전 3시. 백악관에 전화가 울린다. 세계에 긴박한 상황이 생겼다. 누가 그 전화를 받기 원하는가.”

힐러리 진영은 긴장을 높이는 배경음악과 함께 안보 분야에서 오바마 후보의 경험 미숙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TV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오바마 후보의 부동산 구입에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시카고 부동산개발업자 안토인 레즈코 씨의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이 3일 시작된 것을 계기로 오바마 후보의 도덕성도 도마에 올렸다.

이처럼 날선 공세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진영은 “4일로 승부가 사실상 결판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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