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오바마 12일 ‘정치 1번지’서 재격돌

  • 입력 2008년 2월 10일 02시 52분


미국 민주 공화 양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해 20여 개 주에서 한꺼번에 실시된 5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민주당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2개 주에서 동시에 실시된 경선 결과 힐러리 클린턴(50.2%)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49.8%) 상원의원이 초박빙의 승부를 벌임에 따라 민주당 경선의 최종 승자는 8월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직전에야 가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경쟁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7일 경선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매케인 의원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주목받는 포토맥 프라이머리=민주당의 힐러리 후보와 오바마 후보는 △9일 루이지애나, 네브래스카, 워싱턴 주 △10일 메인 주 △12일 워싱턴DC, 버지니아, 메릴랜드 주에서 7연전을 벌인다.

이어 다음 달 4일에는 텍사스, 오하이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등 4개 주에서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이 열린다.

특히 동부의 젖줄인 포토맥 강에 면해 있는 주에서 열리는 경선이라 해서 ‘포토맥 프라이머리’로 불리는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메릴랜드 주의 프라이머리는 세계 정치 1번지의 표심이 어느 후보에게 쏠리느냐가 관심사다.

현재까지는 워싱턴DC와 메릴랜드 주에서는 오바마 후보가, 버지니아 주에서는 두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케인 변수’ 부상=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 힐러리 후보는 캘리포니아, 뉴저지, 뉴욕 등 대의원이 많은 ‘알짜’ 9개 주에서, 오바마 후보는 자신의 텃밭인 일리노이를 비롯한 13개 주에서 각각 승리했다.

두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 수는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힐러리 후보가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NN은 자체 집계 결과 힐러리 후보가 1033명, 오바마 후보가 937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박빙의 사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매케인 후보가 민주당 경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11월 대선 승리가 궁극적 과제인 만큼 앞으로 민주당 경선은 매케인 후보를 상대할 적임자가 누구냐는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CNN이 1∼3일 전국의 선거등록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힐러리 후보와 매케인 후보의 가상대결에서 50% 대 47%로 힐러리 후보가 오차 범위(±3%) 내에서 매케인 후보를 앞섰다. 반면 오바마 후보는 매케인 후보에게 52% 대 44%로 8%포인트나 앞섰다.

▽치열해지는 모금 경쟁=2008년 대선은 미국 대선 사상 최초로 10억 달러 모금시대를 열 것이라고 미국 정치 관련 단체인 ‘리스폰시브 폴리틱스 센터’가 8일 전망했다.

현재까지 총액으로는 힐러리 후보가 더 많은 자금을 모았다. 뉴욕타임스는 힐러리 후보가 지난해 모금한 선거자금이 1억1830만 달러이며 오바마 후보는 1억380만 달러라고 집계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1월 한 달 동안 오바마 후보가 3200만 달러를 모은 데 비해 힐러리 후보는 1350만 달러를 모금하는 데 그쳤다. 특히 슈퍼 화요일 이후 이틀간 오바마 후보가 700만 달러를 모금했지만 힐러리 후보는 500만 달러를 긴급 차입할 정도로 상황이 역전됐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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