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탈리 위원회, 성장 막는 장벽 제거 300가지 제안 내놔

  • 입력 2008년 1월 24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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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3일 엘리제궁에서 자크 아탈리 프랑스 성장촉진위원회(아탈리 위원회) 위원장에게서 프랑스의 개혁 방향을 집대성한 보고서를 건네받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3일 엘리제궁에서 자크 아탈리 프랑스 성장촉진위원회(아탈리 위원회) 위원장에게서 프랑스의 개혁 방향을 집대성한 보고서를 건네받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아탈리 보고서 주요 내용

사용자 부담 고용기금 축소

건축 분야 등 이민규제 완화

초등교 영어교육 대폭 확대

10여개 대학 집중지원 육성

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 씨가 위원장을 맡은 프랑스성장촉진위원회(일명 아탈리 위원회)가 23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프랑스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을 없애기 위한 약 300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프랑스를 변화시킬 300가지 제안’이란 제목의 245쪽짜리 보고서는 2012년까지 15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률을 7.9%에서 5.0%로 줄이고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의 66%에서 55%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보 1일자 A5면 참조

▶“물건 없이 나눠줄 수는 없어… 성장 그 다음이 분배”

보고서는 우선 택시운전사 미용사 약사 공증인 등 전통적으로 허가제로 운영된 직업을 등록제로 바꿔 사실상 자유화하자고 제안했다. 프랑스는 택시비 미용비 약값 공증비 등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의 하나로 꼽힌다.

보고서는 또 △백화점 레스토랑 영화관 등의 가격을 완전 자유화하고 △일요일 영업제한을 철폐하는 등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의 과감한 폐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탈리 위원회는 교육 문제와 관련해 초등학교에서 영어 교육을 대폭 확대하고 학부모들에게 학군을 떠나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하는 한편 교사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초중고교의 자율권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대학교육과 관련해서는 10여 개 대학을 집중 지원해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키우고 외국어 교육을 보다 강화하도록 했다.

또 미래산업으로 인터넷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2016년까지 모든 국민이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기반 시설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근로자를 고용할 때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사회보장기여금을 줄이는 감세 정책을 추진하고 그 감소 부분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올려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사르코지 정부의 이민 규제 정책과는 반대로 건축업 등 분야의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이민 규제를 완화할 것과 프랑스 총선 및 지방선거에서 이민자들이 당선될 수 있도록 쿼터제의 도입을 주장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아탈리 위원장의 보고를 경청한 후 “정부에서 검토를 거쳐 무엇이 먼저 필요한지 따져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파리는 택시를 잡기 힘든 세계에서 유일한 도시”라며 택시운전업의 자유화에는 찬성했으나 약사의 경우는 약의 과다복용 우려 등을 이유로 어려움이 많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아탈리 위원회는 약 200년 전 나폴레옹 시절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행정단위 도(d´epartement)가 지방(r´egion)과 코뮌(commune) 사이에 행정업무 중복을 초래하는 낭비요소라는 이유로 폐지를 제안했다.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인은 아직 도의 역사적 정당성을 거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사실상 수용거부 의사를 밝혔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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