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소-돼지고기 먹어도 된다”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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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DA “인체 무해” 결론

소비자-종교단체 강력반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수정란이나 체세포를 복제해 만든 동물의 고기나 유제품이 일반 동물과 마찬가지로 안전하다고 15일 발표했다.

FDA가 이날 공개한 ‘동물 복제 식품의 안전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복제된 소 돼지 염소 등 가축의 고기와 유제품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제된 동물이 낳은 새끼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보고서는 복제 양의 경우는 자료가 부족하다며 안전성 판단을 유보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FDA 조사단이 수년에 걸쳐 복제된 동물 600마리를 대상으로 고기와 우유의 성분을 분석해 왔다고 보도했다. 조사단은 칼슘, 콜레스테롤, 아미노산, 각종 비타민 등 여러 성분의 함유 정도를 비교한 결과 복제된 동물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FDA 발표에 앞서 유럽연합(EU) 식품안전청(EFSA)도 복제된 동물이 식품으로서 안전하며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11일 발표한 바 있다.

EFSA는 EU 집행위원회의 의뢰로 진행한 연구에서 복제된 동물의 사망률과 질병 발생률이 일반 가축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식품으로서 품질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동물 복제가 환경에도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EU가 안전성을 최종 확인함에 따라 복제된 동물의 고기와 유제품은 곧 세계 각국의 식탁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복제 동물 식품’의 유통이 5년 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와 종교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동물 복제에 대한 논란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동물 복제 반대론자들은 수치에 의존한 단기적 연구 결과만으론 안전성과 생태계 변화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농무부도 FDA 보고서가 시장에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결과 발표 유보를 요구했다.

반면 복제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동물 복제가 식품 생산량을 늘리고 질병에 강한 육류 생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물 복제는 영국 과학자 이언 윌머트 박사가 1997년 체세포 핵이식을 통해 세계 최초로 복제 양 ‘돌리’를 만드는 데 성공한 뒤 실용화가 진행돼 왔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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