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대선 2008]“이렇게 안 맞을수가”…여론조사 기관 망신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코멘트
“이번 경선의 최대 패배자는 여론조사기관과 전문가들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두 번째 관문인 8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여론조사 열세를 뒤엎고 1위를 차지하자 나온 말들이다. 이처럼 여론조사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성의 변심, 전통적 지지층 결집이 이변 불러=7일 여론조사까지도 여성 표심은 백중세였지만 CNN 출구조사에서는 여성 유권자의 47%가 힐러리 후보를 지지해 34%의 지지를 얻은 버락 오바마 후보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돌풍에 위기감을 느낀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도 작용했다. 민주당원 투표자 중에서는 힐러리 후보가 45%를 얻어 오바마 후보(34%)를 앞섰다. 반면 오바마 후보 지지율이 높은 젊은 층의 투표 참여율은 기대보다 낮았다.

이번 선거에서 패하면 최악의 경우 경선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돌았던 힐러리 캠프가 배수진을 치고 조직력을 총동원한 것도 반전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오류, 투표 방식 변경 등도 원인=하지만 유권자들의 막판 표심 변화만으로 여론조사의 예측 실패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다.

우선 월간 애틀랜틱 인터넷판은 ‘브래들리 효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브래들리 효과’란 여론조사에선 흑인 후보를 찍겠다고 한 뒤 실제로는 백인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현상. 2006년 이후 설명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지만 다시 논란의 주제가 됐다.

여론조사기관의 실수를 지적하기도 한다. 최근 오바마 돌풍에 따라 여론조사원들이 오바마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 의사를 과대평가해 오바마 후보 지지가 높게 나타났다는 것. 선거참여 의사를 밝힌 유권자(likely voter)의 표심만 계산하는 여론조사 방식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뉴햄프셔 주는 이전 선거까지 지역선거구에 따라 투표용지에 후보자 이름을 표시하는 순서를 달리해 왔지만 이번에는 모든 투표용지를 알파벳순으로 기재하면서 힐러리 후보가 상대적으로 앞 순서에 적혀 이득을 봤다고 전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크로스닉 스탠퍼드대 교수는 “투표용지의 변화로 지지율이 3% 이상 달라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빗나간 美뉴햄프셔 예비경선 여론조사
-힐러리 클린턴버락 오바마
매리스트(5, 6일)28%36%
라스무센(5, 7일)30%37%
아메리칸 리서치그룹(6, 7일)31%40%
서퍽/WHDH(6, 7일)34%39%
로이터/C-스팬/조그비(5∼7일)29%42%
CNN/WMUR/UNH(5, 6일)30%39%
CBS(6, 7일)28%35%
실제 결과(8일 뉴햄프셔)39%37%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