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CEO여, 뻔뻔한 마오를 배워라”

  • 입력 2007년 12월 22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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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경영성과, 언론과 주주들의 거센 비판, 항상 자리를 노리는 야심만만한 부하들….

좌불안석의 무능한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디서 생존법을 찾아야 할까. 성공한 CEO들의 경영지침서나 뒤적이지 말고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의 어록을 참고하라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2일 조언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700만 명의 목숨을 잃게 한 마오가 오랫동안 권좌를 유지하고 사후에도 인기를 누린 비결 4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마오는 거짓말일지라도 강력한 슬로건을 제시했다. 첩들에게 둘러싸여 황제처럼 행동했지만 ‘인민을 위해 봉사한다(爲人民服務)’는 슬로건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장황하고 모호한 경영목표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간결한 언어로 자신이 높은 연봉을 받을 가치가 있음을 각인시키라는 것.

둘째, 그는 포스터, 어록, 재교육 모임 등을 통해 자신의 유토피아적 메시지를 끊임없이 알렸다. 명확하고 이상적인 메시지로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처참한 경제현실을 감춘 채 서방 세계의 인정을 받아냈다. 이는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창출 과정과 흡사하다.

셋째, 그는 자신의 위치를 위협한다면 친구, 동료라도 철저히 견제했다. 반면 적일지라도 도움이 되면 적절히 활용했다. 이는 측근에 매몰되지 않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승진과 좌천을 반복하면서 부하들이 경험을 쌓게 하는 효과도 있다.

끝으로 마오는 ‘만약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일단 일을 많이 벌이라’고 말했다. 반(反)우파 투쟁, 대약진운동, 문화혁명 등 끊임없이 계획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구심력을 창출한 것. 실패에 따른 결과가 명확하게 나타날 때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비난을 받아야 할 CEO가 이미 오래 전에 은퇴한 뒤일지도 모른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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