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백악관대변인 “부시가 거짓 브리핑 하게 만들었다”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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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매클렐런 전 미국 백악관 대변인(오른쪽)이 지난해 4월 자신의 후임으로 토니 스노 폭스 뉴스 앵커를 임명하는 자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뒤를 지나가고 있다. 그는 내년 4월 부시 대통령과 참모들을 비판하는 회고록을 낼 예정이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스콧 매클렐런 전 미국 백악관 대변인(오른쪽)이 지난해 4월 자신의 후임으로 토니 스노 폭스 뉴스 앵커를 임명하는 자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뒤를 지나가고 있다. 그는 내년 4월 부시 대통령과 참모들을 비판하는 회고록을 낼 예정이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매클렐런 前백악관대변인 회고록서 주장

“리크게이트 진실 숨겨 결국 언론에 거짓말”

스콧 매클렐런 전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는 책을 낼 예정이라고 A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매클렐런 전 대변인은 내년 4월 발간 예정인 ‘무슨 일이 일어났나-부시 백악관의 내부와 워싱턴의 문제’라는 제목의 회고록 내용 일부를 20일 공개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 씨의 신분을 정부가 의도적으로 노출시킨 ‘리크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이 나에게 진실을 숨겼으며 결과적으로 언론에 거짓말을 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3년 10월) 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나는 칼 로브 당시 백악관 정치고문과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의 결백을 주장했다”며 “그들은 내게 ‘아무 문제없다. 음해일 뿐이다’고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백악관이 CIA 요원 신분 유출에 책임이 있는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는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언론에 거짓정보를 전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내가 거짓 브리핑을 한 데 행정부 최고위층 5명이 관련돼 있다”며 “로브와 리비, 딕 체니 부통령, 앤드루 카드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그리고 (부시) 대통령 자신”이라고 밝혔다.

매클렐런 전 대변인은 2003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백악관 대변인을 지냈다. 그의 폭로는 부시 대통령의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의 찰스 슈머(뉴욕 주)상원의원은 “대변인에게도 사실을 말하지 못할 정도라면 부시 행정부에 국민이 진실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대변인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라고 지시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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