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때와는 영 달라…

  • 입력 2007년 11월 19일 03시 08분


미국을 방문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왼쪽)가 16일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짤막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안내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왼쪽)가 16일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짤막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안내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부시-후쿠다 별 성과 없이 ‘썰렁한 만남’

다소 흔들리던 미국과 일본의 동맹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려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의 16일 워싱턴 정상회담이 뚜렷한 결실 없이 막을 내렸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지 않겠다”는 말을 끝내 하지 않았다. 북한 핵 문제에 묻혀 납치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선 안 된다는 일본 측의 희망에 부응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후쿠다 총리는 해상자위대가 인도양에서 미군 함정에 급유 지원을 해 주는 문제와 관련해 “(관련 법 통과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으로선 얻을 것은 못 얻고 양보만 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형식면에서도 과거와 달리 양국관계의 일시적 불편함이 부각됐다. 후쿠다 총리는 9월 집권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워싱턴을 선택했지만 일정은 1박에 그쳤고 환영만찬도 없이 점심 회동으로 끝났다.

전임 총리들은 부시 대통령의 크로퍼드 목장이나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회동했고, 테네시 주의 앨비스 프레슬리 고향이나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고택을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후쿠다 총리의 감기 몸살을 이유로 두 정상은 회담 후 TV 카메라 앞에서 모두발언만 했을 뿐 관례처럼 여겨지는 질의응답도 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은 대체로 두 나라의 간극이 부각됐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8일 ‘반석의 동맹을 유지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이 핵무기, 핵 물질(플루토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등의 상세한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뺄 수는 없다”며 일본이 미국에 이 점을 거듭 강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사히신문은 “동맹국이더라도 이해관계가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유럽을 보더라도 명확하다”며 “서로 국익을 주장하고 그 기반 위에서 공통의 목표를 모색하며 협력하는 것이 성숙한 미일관계”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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