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의혹’ 크레이그 美상원의원 결국 사퇴

  • 입력 2007년 9월 2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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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내 화장실에서 동성애 구애행각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궁지에 몰렸던 래리 크레이그(62) 미국 상원의원이 1일 끝내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3선 상원의원인 크레이그 의원은 이날 지역구인 아이다호 주 보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 때문에 벌어진 소란에 대해 사과한다. 9월 말 의원직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크레이그 의원은 6월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공항 화장실에서 칸막이 문틈으로 들여다 본 뒤 한 남자가 있는 옆 칸에 들어갔다. 그는 이어 칸막이 아래로 발을 갖다대는 등 '잘 알려진 동성애 구애방식'을 쓰다가 체포됐다. 그가 '접촉'하려 했던 남자는 동성애 치근거림이 자주 발생한다는 신고를 받고 잠복했던 공항경찰이었다.

크레이그 의원은 현장에서 조사를 받고 풀려났으며, 8월 초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지난달 29일 아내와 함께 회견을 갖고 "나는 게이(gay)가 아니다. 동성애자라는 구설을 피해 조용히 넘어가기 위해 '유죄 시인'을 했을 뿐이다. 유죄인정한 점은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의 추문 및 의사 번복이 미 전역에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공화당 지도부는 그에게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뉴욕타임스는 1일 "당사자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상원 윤리위 청문회 및 언론의 진상규명 노력을 통해 올 하반기 내내 동성애 추문이 거론되는 것이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에 큰 부담이 된다는 논리를 지도부가 폈다"고 보도했다.

크레이그 의원은 1975년 이후 아이다호 주에서 주 상원의원 3선, 하원의원 5선, 상원의원 3선을 거치면서 11차례 선거에서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19961061|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기자>961061|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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