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오늘 재기 노린 당정 쇄신인사 단행

  • 입력 2007년 8월 2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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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친구내각’ 오명 벗을까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27일 내각과 자민당 주요 당직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인사는 참의원 선거 참패 후 확산돼 온 총리 퇴진론을 잠재우고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아베 총리의 최대 승부수. 그러나 숙제는 많은 반면 쓸 수 있는 카드는 한정돼 있어 아베 총리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총리 취임 당시 당정 요직을 측근과 선거 공로자로만 채운 결과 생긴 ‘친구 내각’, ‘논공행상 내각’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따라서 친구 그룹의 좌장에 해당하는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은 교체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후임자로는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을 이끌고 있는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전 외상 등 중진 의원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자민당의 조직과 자금을 총괄하는 간사장에는 ‘포스트(Post) 아베’의 선두주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이 내정됐다.

한편 총리 보좌관 진용은 축소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총리관저를 미국의 백악관과 같은 권부로 격상하기 위해 보좌관 진용의 몸집을 대폭 키워 왔다.

그러나 ‘끼리끼리 정권’에서 벗어나 거당(擧黨)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눠먹기식 파벌인사로 어느 정도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딜레마다. 각료들의 정치자금 스캔들과 실언 파문이 잇따르면서 붙은 ‘진흙탕 내각’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도 쉽지 않다.

아베 총리가 외유 중인 19∼24일 총리 관저와 내각조사실 등이 각료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정치자금 회계 등에 문제가 없는지 집중조사를 벌였지만 과거에 비해 엄격해진 국민의 눈으로 볼 때 ‘털어서 먼지 안 날’ 후보자는 많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이른바 ‘흥행성’ 부족도 문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경우 국민의 이목을 끌기 위해 여성 의원들을 적극 활용했다. 2001년 1차 조각 때는 여성 각료를 5명이나 임명했다.

그러나 현재 5, 6선 여성의원 중 각료 경험이 없는 ‘신선한 얼굴’은 단 1명도 없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1차 아베 내각 각료를 둘러싼 의혹과 실언파문
해당 각료의혹 또는 실언 파문의 내용결과
사타 겐이치로 행정개혁상불투명한 정치자금 회계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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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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