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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3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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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발전관-조화사회론’ 당 지도사상 공인도 추진
중국의 고위 지도자들이 비밀리에 모여 국가의 중요 방향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임박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중국의 휴양지 베이다이허로 쏠리고 있다.
늦어도 다음 주 안으로 열릴 올해 회의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집권 2기(2007년 말∼2012년 말)’에 해당되는 ‘중국의 미래 5년’을 결정할 정책 방향과 핵심 포스트에 대한 인사 배치가 심층 논의를 거쳐 사전 조정될 예정이다.
홍콩의 일부 언론은 최근 베이다이허 회의가 이미 이달 중순경 열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비밀리에 열리기 때문에 개막·폐막 시점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4명 안팎 교체 예상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사안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배치다. 후 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를 제외한 6명(사망자 포함) 전원이 퇴진한다는 설부터 이미 숨진 황쥐(黃菊) 부총리를 포함해 정년퇴직 나이(만 70세)를 넘긴 뤄간(羅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정년이 임박한 우관정(吳官正)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 3명만 교체된다는 설까지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설은 이미 숨진 황 부총리와 뤄 서기, 우 서기를 포함해 4명 안팎이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4명이 퇴진할 경우 자칭린(賈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전국 정협) 주석이 올해 68세인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보다 나이가 한 살 적음에도 불구하고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올해 초 현재 9명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7명으로 줄인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9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력인사는 리커창(李克强) 랴오닝(遼寧) 성 서기와 장더장(張德江) 광둥(廣東) 성 서기, 위정성(兪正聲) 후베이(湖北) 성 서기, 저우융캉(周永康)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 등 4명이다. 리 서기와 제5세대 핵심지도자 경합을 벌여 온 리위안차오(李源潮) 장쑤(江蘇) 성 서기와 시진핑(習近平) 상하이(上海) 시 서기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중앙정치국 위원은 현재 상무위원 8명과 후보위원 왕강(王剛)을 포함해 23명이다. 2002년 11월 제16기 제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에서는 당초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이 선출됐지만 지난해 9월 비리로 물러난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上海) 당 서기의 정치국원 자격이 박탈되고 올해 황 부총리가 사망하면서 2명이 줄었다.
정치국원 중 퇴진이 예상되는 인물은 4명 안팎의 정치국 상무위원과 차오강촨(曹剛川)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겸 국방부장, 우이(吳儀)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 쩡페이옌(曾培炎) 부총리, 장리창(張立昌) ‘국무원 진흥동북지구 등 노(老)공업기지영도소조 부조장(전 톈진 시 서기)’ 등 10명 안팎이다.
정치국 위원에 진입할 유력 후보로는 정치국 상무위원에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는 리위안차오 장쑤 성 서기, 시진핑 상하이 시 서기와 보시라이(薄熙來) 상무부장, 장가오리(張高麗) 톈진 시 서기, 류옌둥(劉延東)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 부장, 왕양(汪洋) 충칭(重慶) 시 서기, 왕치산(王岐山) 베이징(北京) 시장, 마카이(馬凱)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멍젠주(孟建柱) 장시(江西) 성 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이다.
○후 주석 이념은 ‘과학적 발전 통한 조화사회 건설’
중국 정치를 결정하는 2가지 핵심요소는 이념 노선과 지도부 인사다. 이념 노선에서 정책이 나오고 지도부 인사에서 권력이 창출되기 때문.
중국 제4세대 지도부의 핵심 지도자인 후 주석 역시 올해 가을 열리는 중국 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과학 발전관’과 ‘조화사회론’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이념 노선을 당장(黨章)에 삽입할 것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후 주석은 지난달 25일 중앙당교에서 벌인 특별강연에서 “과학 발전관의 요지는 발전이요, 핵심은 이인위본(以人爲本)이며, 이에 기본 요구조건은 전면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이고, 근본적인 방법은 통일적인 계획과 고려”라고 요체를 설명했다.
후 주석은 이어 “사상의 해방과 개혁개방, 과학적 발전과 조화사회 실현,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먹고살 만한 수준)사회의 건설 등 4가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후 주석의 이념 노선을 담은 정치보고는 이미 초고가 완성돼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에서 토론과 수정 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후 주석은 ‘6·25 강화’에서 자신이 제기한 ‘과학 발전관’으로 당 간부들의 사상을 통일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좌우 양측이 여전히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당 대회는 후 주석의 이론이 당장에 오르는 등 명실상부한 후 주석의 시대를 열어 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정치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홍콩의 한 언론은 최근 “이제 후진타오를 찬양하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후 주석이 눈치 보지 않고 사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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