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수호자서 세계질서 한축으로” 중국軍 몸집 불리기

  • 입력 2007년 7월 30일 02시 58분


코멘트
중국 인민해방군이 ‘자국 영토 수호자’를 넘어 세계 질서의 한 축으로 잰걸음을 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對中) 봉쇄정책을 분쇄하고 나아가 미국 일변도의 세계 질서에 더는 끌려 다니지만은 않겠다는 전략이다.

중국군은 이를 위해 올해를 ‘제2 건군의 해’로 삼고 군 조직 및 장비의 현대화와 첨단 전략무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군 현대화 강조=후진타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인민해방군 건군 80주년 기념일(8월 1일)을 앞두고 27일 베이징(北京)의 인민대회당 좌담회에서 “(인민해방군의) 혁명화와 현대화, 정규화를 전면적으로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후 주석은 이어 “군은 21세기 새로운 역사 발전의 단계를 맞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끊임없이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의 한 군사전문가는 “후 주석의 발언은 최근 중국군의 전략이 소극적인 자국 영토 방어 개념에서 적극적인 세계 질서 창출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첨단무기 개발에 총력=중국의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전략무기의 집중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1월 11일 우주 상공 859km에 떠 있는 자국의 낡은 기상위성 ‘펑윈(風雲)-1C’를 탄도미사일로 명중시켜 미국을 놀라게 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위성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둔 사거리 1만2000km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 ‘둥펑(東風) 41호’를 이미 실전 배치했다.

중국은 또 지난해 말 다롄(大連) 항 기지에서 핵잠수함을 노출시켜 핵 전력을 과시한 데 이어 최근 앞으로 2년 안에 항공모함을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국은 또 최근 미국의 F-16 전투기에 필적하는 최신예 전투기 ‘젠(殲)-10’을 실전 배치했으며 이보다 뛰어난 ‘젠-13, 젠-14’를 개발해 2015년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군 병력 규모도 ‘숫자 채우기’에서 ‘소수 정예’로 바뀌고 있다. 1985년 400만 명이었던 중국군 병력은 10차례에 걸친 170만 명 감축으로 지난해 말 225만5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 분쇄가 1차 목표=다음 달 9∼17일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상하이(上海)협력기구 6개국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평화사명-2007’ 연합군 훈련에 내재된 함의는 미국의 대중 봉쇄정책에 맞서는 것이다.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이 이달 초 몽골과 북한, 인도네시아를 긴급 방문한 것도 미국과 몽골, 미국과 북한이 급격히 가까워지는 것을 막고 중국의 해양 수송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중국은 1990년부터 레바논 등 세계 9개국 분쟁지역에 병력 1600명을 평화유지군으로 파견해 놓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