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에너지산업, 美 제쳤다”

  • 입력 2007년 6월 28일 03시 01분


“에너지 산업 추이를 보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부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미국 최고의 투자은행으로 꼽히는 골드만삭스가 26일 에너지산업 성장세에 대한 분석을 통해 브릭스 국가가 앞으로 미국 경제에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앤서니 링 골드만삭스 전무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글로벌 협약’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유엔글로벌협약은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공동으로 인권, 환경, 반부패 등의 가치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유엔이 주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1차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세계 20대 에너지 기업 중에서 미국은 55%, 유럽은 45%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7년 기준으로 20대 에너지 기업 중 브릭스는 35%를 차지한 반면 미국과 유럽비중은 각각 30%와 35%로 줄었다. 물론 엑손모빌은 1991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세계 최대 정유회사 위치를 지키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의 페트로차이나, 러시아의 가즈프롬,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 등이 약진하는 동안 다른 미국 및 유럽 에너지 기업들은 뒤로 밀렸다.

골드만삭스는 또 전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는 원유 매장량 5억 배럴 이상 규모의 대규모 에너지 개발 사업 170개 중 70%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아닌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흥 지역에서 에너지 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세계 에너지 산업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줄고 있는 것이다. 또 세계 20대 광산업체 중 20%가 브릭스 국가 소속 기업이다.

링 전무는 “자원 관련 산업은 전체 산업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브릭스의 비율이 커진 것은 그만큼 브릭스 경제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추세는 차차 다른 산업으로 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20대 보험회사의 10%, 20대 음료회사의 5%가 브릭스 소속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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