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개월 만에 또 ‘모기지 쇼크’…떨고있는 월街

  • 입력 2007년 6월 27일 02시 59분


올해 3월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도가 낮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고금리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또다시 미국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부실로 청산 위기에 몰린 자사 헤지펀드에 32억 달러를 투입한다고 22일 발표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베어스턴스 위기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등장하면서 투자심리가 동요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가이 모스코프스키 애널리스트는 25일 “베어스턴스가 32억 달러를 투입해 청산 위기에 몰린 헤지펀드를 구제했지만 시작에 불과하다”며 다른 헤지펀드도 구제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베어스턴스 사태는 최근 급증한 부동(不動)자산 투자의 위험성을 보여 주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투자자들이 고수익만 찾으면서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사고팔기가 어려운 복잡한 부동자산 투자 비중이 크게 늘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의 연기금이나 기부금 등을 운영하는 기관들이 쉽게 거래되지 않는 헤지펀드나 부동산, 사모펀드 등에 투자한 자금은 전체 투자금액의 10분의 1에 이른다.

베어스턴스 헤지펀드 위기는 단기 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가 투자 결과를 평가하기가 어려운 자산에 투자했을 때 어떻게 잘못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것으로 월가는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속출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뉴욕 증시는 25일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부실로 청산 위기에 몰린 여파가 지속된 영향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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