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 베이징]장갑차로 무장한 조폭

  • 입력 2007년 6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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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베이 성 탕산 시 조직폭력단이 갖고 있던 장갑차. 사진 출처 런민일보 인터넷판
중국 허베이 성 탕산 시 조직폭력단이 갖고 있던 장갑차. 사진 출처 런민일보 인터넷판
군사용 수송차량과 전투용 장갑차, 소총, 최루탄….

최근 중국 허베이(河北) 성 탕산(唐山)시에서 붙잡힌 조직폭력단 일당에게 공안당국이 노획한 장비들이다. 이들은 장갑차 4대와 군사용 수송차량 3대, 소총 38정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공안은 최루탄12발과 탄알 1만여 발도 함께 압수했다.

19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허베이 성 공안당국은 탕산 시 구예(古冶) 구 일대에서 갈취를 일삼아 온 조직폭력배 두목 양수콴(楊樹寬) 씨와 일당 40여 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기업가와 주민을 협박해 최근 몇 년 동안 모두 8억여 위안(약 983억 원)을 갈취한 혐의다.

공안은 조직 규모와 무장력을 고려할 때 허베이 성 유사 이래 최대의 조직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조사 결과 양 씨는 탕산화윈(唐山華云) 그룹 이사장 직함으로 기업가 행세를 하면서 지난해 여름 탕산 시 첸시(遷西) 현에서 광산을 운영하는 업주를 총으로 협박해 철광석 채굴권을 헐값에 넘겨받았다.

양 씨가 부하들을 동원해 기업인을 협박해 회사를 헐값에 팔게 하거나 합작 투자비 명목으로 뜯어낸 돈은 무려 5억 위안. 갈취한 돈은 대부분 해외로 몰래 빼돌렸다.

양 씨는 또 걸핏하면 인근 주민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사소한 다툼을 벌인 인근 주민 집에 조직원 9명을 보내 3일간 밖으로 못 나가도록 총으로 협박했고 평소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 주기 위해 장갑차를 요란하게 몰고 다니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제지하는 경찰관을 뭇매질해 무려 반 달간 병원에 입원하게 만들었다. 또 경찰 간부 6명을 각각 3차례씩 보복 폭행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이들에게 얻어맞은 주민만 100여 명에 이른다.

양 씨가 이처럼 수년간 장갑차까지 동원해 공권력을 우롱할 수 있었던 것은 수십만 위안의 보호비와 용돈을 챙겨 온 탕산 시 공안국 부처장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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