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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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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거대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최고경영자(CEO)가 동성애자 남자 친구와의 문제로 1일 전격 사임했다. 이날 사임으로 350만 파운드(약 64억7000만 원)의 퇴직금과 1200만 파운드(약 222억70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받지 못하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BP의 존 브라운(59·사진) CEO는 영국 법원이 자신의 사생활에 대한 신문 보도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직후 사직서를 냈다. 남자 친구를 둔 동성애자라는 사실 자체보다 이런 내용의 보도를 막기 위해 판사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브라운 씨는 12년째 BP의 CEO 자리를 지켜 온 정유업계 거물. 그러나 그는 4년간 연인 관계였던 캐나다 출신의 제프 슈발리에 씨가 지난해 말 요구한 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관계를 언론에 흘리면서 위기에 처했다. 슈발리에 씨가 “브라운이 회사 돈을 개인 목적으로 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브라운 씨는 이런 내용의 보도 여부를 놓고 ‘메일 온 선데이’ 등과 법정 싸움까지 벌였지만 패소했다. 이에 7월로 예정됐던 은퇴 시기를 앞당긴 것. 텍사스시티 정유공장 화재와 알래스카 유전 누출 등 잇단 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돼 있던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불명예 퇴진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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