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경제읽기]中 “산업단지가 애물단지”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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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농경지 면적 추이
연도농경지 면적(억 무)
199819.45
199919.38
200019.24
200119.14
200218.89
200318.51
200418.37
200518.31
2006년18.27
자료: 신화왕(新華網)
중국 외자 도입의 창구였던 ‘경제개발구’가 급속히 줄고 있다. 경제개발구란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펴면서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산업공단.

하지만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지도부가 들어선 직후인 2003년 7월 국무원 명의로 ‘각종 개발구 정리정돈 및 건설용지 관리 강화를 위한 통지’를 발표하면서 우후죽순으로 늘던 개발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토자원부, 건설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7월 6866개이던 개발구는 지난해 말 1568개로 77.16% 줄었다. 당초 3만8600km²이던 개발구 면적도 9949km²로 74.23% 감소했다. 3년 반 만에 중국의 산업공단 면적이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중국이 이처럼 개발구 정리에 나선 것은 그동안 경제가 많이 발전한 것과 지방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구 설치 및 확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03년 조사 결과 지방정부가 외자유치를 할 요량으로 농민의 토지를 징발한 뒤 개발하지 않은 채 방치하거나 개발한 뒤에도 기업을 유치하지 못해 놀리는 개발구 땅이 4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구 설치 남발로 1998년 19억4500만 무(畝·1무는 약 201.67평)이던 농경지는 2006년 18억2700만 무로 줄었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개발구를 종합성경제개발구(또는 공업원구)와 하이테크기술산업원구, 특색산업원구 등 3가지로 정리해 엄격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모하거나 환경오염을 많이 일으키는 업종, 가공무역 업종은 개발구 입주를 금지하고 상수원 보호구역이나 국가자연보호구에는 개발구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현(縣)이나 현급 소도시, 대도시 교외 구(區)에는 원칙적으로 1개의 개발구만 허용키로 했다.

다만 중서부지역이나 동북지역 옛 공업지역의 일부 도시, 변경이나 빈곤지역 개발구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지역개발을 허용키로 했다.

중국은 또 개발구에 입주할 수 있는 외자기업의 조건과 자격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할 방침이다.

개발구를 설치해 놓고 온갖 특혜를 제공하겠다며 ‘외자기업을 모시던 중국’이 이제 ‘외자기업이 모시는 중국’으로 급격하게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하종대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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