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 방송사에 우편물 언제·왜 보냈나

  • 입력 2007년 4월 19일 1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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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조승희가 사건 당일 미국 NBC 방송국에 보낸 10분 분량의 DVD 녹화물과 43장의 사진, 자신의 입장을 담은 선언문 등은 언제 제작됐으며 어떤 경로로 보내진 것일까.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9일 익명의 수사 관계자의 말을 빌어 "범인은 2주 반~3주 정도 이번 사건을 준비했고 호텔에서 하룻밤 묵으며 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동영상도 같은 장소에서 제작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인의 룸메이트 카란 그레웰 씨는 "밖에 나갔다오면 방은 항상 그대로였지만 같이 쓰는 방에서 비디오 촬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의 벽 등은 정확히 기숙사의 벽과 일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우편국 대변인에 따르면 범인은 기숙사에서 1마일 (약 1.6km)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우체국에서 소포를 부쳤다.

NBC 방송은 "첫 번째 범행을 저지르고 방으로 돌아와 소포를 만들었는데 소포 안에 있던 물건들은 6일 이상 모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NBC는 소포가 17일(현지시간) 오후에 도착했지만 주소와 우편번호가 틀려 18일 아침까지 열지 않았다. NBC는 우편물을 발송한 사람의 신원을 파악한 뒤 수사 당국에 신고했고 유족들을 고려해 내용 일부만을 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범인은 우편물 봉투에 반송 주소도 적었지만 자기 이름 대신 '이스마엘'이라는 이름을 적었다. 그의 팔뚝에 '이스마엘의 도끼'란 글귀가 적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범인이 직접 주소를 썼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가 NBC에 보낸 동영상과 사진은 18일(현지시간) 저녁 'NBC 나이트리 뉴스'에서 방영됐다.

AP통신은 '분노에 찬 범인의 모습을 본 시청자들이 큰 충격에 빠졌고 그가 치밀한 계획아래 범행을 저질렀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뉴스를 본 사람들 중 일부는 분노했고 고개를 흔들거나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많은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간 버지니아공대 캠퍼스는 조용했지만 남아있던 학생들은 인근 식당, 커피숍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뉴스를 시청했다.

버지니아공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하는 로라 싱크(22·여) 씨는 "사진들을 보니 당시 상황이 더욱 실감 난다"며 눈물을 흘렸다. 대학원생인 헤더 브래넨(여) 씨는 "그는 많은 사람을 죽일 계획을 철저히 세웠고 자신이 원했던 것을 그대로 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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