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수난시대…美 검사 '정치적 숙청' 논란

  • 입력 2007년 3월 14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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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법조인 수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검사들의 집단 해임에 백악관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치적 숙청' 논란이 거세다.

13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말 법무부가 8명의 검사를 해임하기 앞서 2005년 2월 백악관이 법무부에 '4년 임기가 만료되는 연방검사 93명 전원을 교체할 수 있는지'를 질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은 해리엇 마이어스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이 카일 샘슨 법무장관 비서실장과 주고받은 e메일이 공개되면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샘슨 비서실장은 전원을 교체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고 사법체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대신 '일부 교체'를 제안했다. 해임대상 검사 리스트 작성 기준에는 '대통령과 법무장관에 대한 충성도'가 포함됐다.

민주당은 앨버토 곤잘레스 법무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며 대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을 청문회 증인으로 소환해 추궁할 계획이다.

파문이 확산되자 곤잘레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검사 해임 과정이 미숙했고 의회에 정확히 보고하지 못한 실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파키스탄에서는 페르베즈 무사랴프 대통령이 이프티카르 모하메드 초드리 대법원 수석 판사를 전격 해임한 것에 대해 변호사들이 집단 대응에 나섰다. 변호사 200명을 포함한 3000명의 시민은 12일 "정부를 압박했다는 이유로 법관을 해임해 사법부 독립을 훼손시켰다"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우간다에서는 전국의 법관들이 지난주 일제히 일주일간의 파업에 돌입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일 캄팔라 고등법원의 보석 결정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법원 구내에 난입해 피의자들을 강제로 연행해 간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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