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용납해도 불륜은 못봐줘”…美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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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하려거든 품위 있게 하라.”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의 이혼 여부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은 줄었지만 이혼한 이유와 방식은 여전히 중요한 후보 선택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후보의 이혼 경력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절반 가까운 응답자는 혼외정사 때문에 이혼했거나 배우자와 공개적으로 이혼 공방을 벌인 후보를 찍지 않겠다고 답했다.

내년 미 대선 후보 중 이혼 경력이 있는 사람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존 매케인 상원의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3명.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당선 가능성 상위권 후보군을 형성하는 것은 1980년대 이혼 경력이 있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당선과 1990년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겪으면서 유권자들이 부적격 후보를 가리는 요건에서 ‘이혼’을 제외시켰기 때문이라고 11일 분석했다.

‘이혼을 했는가’는 이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왜, 어떻게 이혼을 했나’는 후보의 성격적 특징을 여실히 보여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잣대라는 것.

최근 AP통신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5%가 도덕성이나 정직성과 같은 인물 성격이 대통령 후보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답했다. 반면 선거 이슈나 정책에 대한 후보의 견해를 가장 중요한 자질로 뽑은 응답자는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혼의 원인과 방식을 따지는 유권자들의 성향은 세 후보 중 줄리아니 전 시장에게 가장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두 번째 결혼생활 중 자신의 보좌관과 바람을 피운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으로 부인에게 이혼을 통보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학 교수는 “지저분한 이혼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후보의 심리적 안정감, 판단력, 통치력에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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