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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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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디언 부족인 체로키족이 흑인과의 혼혈 가정 출신 후손들을 부족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체로키족은 부족원의 자격을 ‘순종(Cherokee by blood)’에게만 인정하도록 법안을 수정하는 안을 특별투표에 부쳐 전체 투표자의 76%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 도스위원회가 작성한 ‘혈통 명부’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은 흑인 후손들은 체로키 부족원 자격을 잃게 됐다. 이 명부는 도스위원회가 1900년대 초 인디언의 집단 소유지를 해체해 부족원에게 분배하면서 작성한 것.
체로키족의 흑인 노예였다가 자유민으로 승격된 사람들의 후손 및 체로키족과 결혼한 흑인 혼혈 가정의 후손은 이 명부에 포함돼 있지 않다. 반면 백인과 결혼한 체로키족의 자녀는 체로키족의 피가 20%밖에 안 섞여도 순혈로 인정된다.
체로키족은 나바호족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미국 내 2위 인디언 부족. 구성원이 25만∼27만 명에 이르며 흑인 혼혈 가족의 유입과 함께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순혈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체로키족의 전통을 지켜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대하는 쪽에서는 “백인에게서 인종차별을 받아 온 인디언들이 내부적으로 또 다른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통 체로키족이 연방정부의 지원금과 부족의 영토 내에서 운영되는 카지노 수익을 독차지하려는 작전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체로키족은 연간 3억5000만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받고 있다.
부족 시민권을 박탈당한 사람들은 “소송을 통해 우리의 권리를 되찾겠다”고 밝혀 향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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