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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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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커지자 중립적 표현 ‘전환’으로
한국과 미국은 양국이 공동으로 행사해 온 전시작전통제권을 2012년 4월 17일 한국군에 넘기기로 합의하면서 ‘전환(transition)’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그간 사용해 온 ‘환수(withdrawal)’, ‘단독 행사’ 등의 표현이 부적절했던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문제에 관해 ‘주권’ 차원에서 ‘환수’라는 표현을 자주 써 왔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한미가 공동행사하는 전시작전권에 대해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도 “6·25전쟁 때 한미 합의로 유엔군 사령관에게 이양된 전시작전권을 마치 한국이 빼앗긴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김태효 성균관대(국제정치학) 교수는 “미국이 ‘환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는데도 한국이 자주에 사로잡혀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는 바람에 한미 관계에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계자가 지난해 기자들에게 ‘단독 행사’로 써 달라고 요청한 것은 이런 지적을 의식한 것이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환수’를 계속 사용하자 국방부는 “‘환수’도 맞고 ‘단독행사’도 맞다”고 말을 바꿨다.
그런 가운데 정부는 1994년 평시작전권을 돌려받을 때 합의문에 ‘환수’로 표현했다고 설명하는 등 혼선이 계속됐다. 이로 인한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결국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전환’이라는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박용옥 한림국제대학원대 부총장(전 국방부 차관)은 “민족감정이나 정서가 내포된 ‘환수’라는 용어는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한미동맹을 대미종속적 관계로 격하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며 “‘전환’, ‘이양’이 적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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