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미 부통령, 오만 깜짝 방문

  • 입력 2007년 2월 26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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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25일 예고 없이 중동의 오만에 도착해 곧바로 유수프 빈 알라위 빈 압둘라 오만 외무장관과 회담에 들어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오만 주재 미국 대사관 측은 체니 부통령의 오만 방문 배경과 동기에 대해 설명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이번 방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핵 활동 중단 시한을 넘긴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제스처로 비친다고 전했다.

아라비아 반도 남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오만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5분의 2 정도를 맡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마주하고 있는 전략 요충지로서 미국과 오랜 군사적 동맹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이라크 전쟁 때는 미국 전투기들이 오만 내 4개의 공군기지에서 중간급유와 병참, 군사장비의 사전배치 장소로 이용하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오만 정부는 미국과의 친밀한 관계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왔다.

오만 내 4곳 중 무스나나 기지는 이란에서 불과 80km 떨어진 데 있다. 미국은 2000년 이 기지의 재사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개조작업에 1억2000만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니 부통령은 2002년 3월에도 오만을 방문해 B1-B 폭격기, C-130 수송기, AC-130 지상공격기가 배치된 마시라 공군기지를 둘러보기도 했다. 미국은 1979년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 잡혀있던 인질 66명의 출 작전을 위한 수송기지로 이용한 바 있다.

체니 부통령을 실은 공군 2호기는 당초 일본과 호주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싱가포르에 기착해 급유와 간단한 수리를 받은 뒤 오만으로 향했다. 예고 없는 갑작스런 기착 탓에 한때 테러 기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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