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평화 열차’ 테러…화해 상징에 폭탄

  • 입력 200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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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파키스탄을 왕래하던 열차에서 19일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66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테러는 이날 오전 1시 50분경 인도 수도 뉴델리를 떠난 특급 열차가 파키스탄 라호르 방향으로 100km가량 운행 중 발생했다. 폭발음이 있은 뒤 객차 2량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화재로 전기 개폐장치가 고장 나 차문이 닫히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이번 열차에는 757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553명은 파키스탄인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현장 인근을 통제한 상태에서 부상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불에 타지 않은 다른 2량의 객차에서 가방에 담겨 있는 조악한 사제 폭탄과 휘발유통을 발견했다.

테러를 저지른 단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20일 파키스탄 외교장관이 평화회담을 위해 인도에 도착하기로 한 점으로 미루어 양국 간 관계를 훼손하기 위한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많은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이번 테러 행위를 규탄한다”면서 “인도 영내를 운행하는 열차의 안전 책임은 인도 당국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델리와 라호르를 1주일에 두 차례 운행하는 이번 열차 노선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2004년 1월부터 60년에 걸친 반목의 역사를 청산키로 하는 평화회담에 착수한 직후 개통됐다. 따라서 이 노선은 양국 간 평화노력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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