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포 안유상씨 軍자원입대 사연 다큐 日대학가 반향

  • 입력 2007년 2월 17일 03시 00분


사진 제공 육군
사진 제공 육군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게 해 준 조국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0일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에 입대하는 재일교포 안유상(20·일본 도쿄) 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초등학교 때 부모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안 씨는 영주권을 취득해 얼마든지 병역의무를 피할 수 있었지만, ‘외국 영주권 취득자’도 군 복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해 입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본에서 성장하면서 항상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오던 안 씨는 조국에서 군 복무를 통해 ‘뿌리’를 찾는 게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안 씨는 입영 신청에 앞서 2005년 한국을 방문해 비무장지대(DMZ)를 견학하는 한편 4박 5일간의 해병대 캠프에도 참가해 병영 생활을 체험하며 자신이 언제라도 한국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 국적 사이에서 고민하다 입대를 선택한 안 씨의 사연은 다큐멘터리 감독인 어머니 하진선(42) 씨가 ‘URINARA(우리나라)’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일본 대학 등에서 상영하면서 일본에서도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 씨는 현재 한국말은 서툴게 하는 정도이고 한글은 자유롭게 쓰거나 읽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안 씨는 “한국인으로 소중한 내 조국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신념으로 열심히 한국을 배우면서 성실히 군 복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씨는 육군훈련소에서 1주일간 적응 교육을 받은 뒤 본격적인 훈련을 거쳐 일선 부대에 배치된다. 안 씨가 받게 될 적응 프로그램은 입대하는 국외 영주권자들의 문화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되는 제도. 국외 영주권자로 군 복무 중인 선배 병사가 조교로 선임돼 언어와 병영생활을 비롯한 군 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교육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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