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핵무기 현대화 중단하시오”

  • 입력 2007년 2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스티븐 호킹 박사 등 英 저명인사 100여명
“핵감축 어려워지고 위험 늘어날 것” 반대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교수를 비롯한 영국의 각계 저명인사 100여 명이 토니 블레어 총리가 추진하는 트라이던트 핵미사일 시스템의 현대화 계획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나섰다.

이들은 “영국은 트라이던트 시스템을 교체하기 위해 성급한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면서 “의회는 핵무기 시스템의 현대화에 대한 투표를 하기 전에 충분하고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캠페인에는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인 호킹 박사,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언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 아카데미상 수상 여배우인 에마 톰슨, 패션 디자이너 비비언 웨스트우드,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 등이 참여했다.

특히 호킹 교수가 트라이던트 시스템의 현대화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은 처음으로 그의 참여는 캠페인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15일 보도했다.

호킹 교수는 “트라이던트의 교체는 핵무기 감축을 어렵게 하고 위험을 증대시킬 것이다. 우리가 핵무기를 독자적으로 써야 할 상황이 없는 만큼 그것은 완전한 돈 낭비”라고 비판했다.

캠페인 참가 인사들은 “현재 가장 심각한 위협은 핵무기로 저지할 수 없는 테러단체들”이라며 30년 동안 650억 파운드를 들여 트라이던트 시스템을 서둘러 교체하려는 정부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정부가 이라크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허위 보고서를 동원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중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해 12월 하원에서 발표한 백서를 통해 낡은 트라이던트 핵미사일 시스템을 교체하기 위해 차세대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원들은 이 계획에 대해 3개월간 협의를 거친 뒤 투표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