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순풍속 닛산車는 ‘덜컹’…순이익 7년만에 감소할 듯

  • 입력 2007년 2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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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위기적 상황이다.”

일본 닛산자동차의 ‘부활 신화’를 만들어 온 카를로스 곤 사장이 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원격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닛산을 맡아 2005년 9월 ‘부활 완료 선언’을 한 지 약 1년 반 만의 일이다. 곤 사장이 ‘위기’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입에 담게 된 이유는 닛산의 연간 순이익이 2006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 결산에서 7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4∼12월 닛산의 세계시장 판매는 250만 대로 2005년 같은 기간보다 5.7% 줄었다. 이에 따라 2006 회계연도의 판매 목표인 373만 대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닛산의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6조8771억 엔, 순이익은 3.5% 증가한 3786억 엔에 그쳤다. 사상 유례가 드문 ‘엔 저(低) 순풍’을 등에 업은 실적으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다.

닛산이 부진한 원인으로는 신 모델 부족과 출시 시기 지연이 꼽힌다.

닛산은 2006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중 선보일 예정이었던 10개 신 모델 가운데 1개 모델만을 출시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3분기(10∼12월)에 6종의 신 모델을 추가로 한꺼번에 내놓았지만 너무 늦었다는 평가다.

닛산의 판매 부진은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가장 비중이 큰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4∼12월 판매 대수가 6.9% 감소했고 일본과 유럽시장에서도 판매 대수가 줄었다.

하지만 곤 사장은 “원인을 규명해 실패는 한 번으로 그치게 하겠다. 2007년에 실적을 대폭 회복시키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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