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관련 IPCC 보고서 일파만파

  • 입력 2007년 2월 4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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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90% 이상이 인간 활동에서 비롯됐다"는 2일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가 전 세계에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신속히 대응을 촉구했다. 유럽은 교토 의정서보다 강화된 국제 협약 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토 의정서에 서명하지 않는 미국은 공화 민주 양당의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중국과 인도는 애써 외면했다.

▽목소리 높이는 유럽=지구 온난화에 대해 미국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온 유럽은 이번IPCC 보고서를 계기로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모든 나라를 포함하는 새로운 유엔 환경기구 창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라크 대통령은 3일 유엔환경기구(UNEP)를 대체할 새 유엔 환경기구를 창설하고 안전한 환경을 기본 인권의 하나로 규정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파리에서 열린 국제 환경 당국자 및 전문가 회의에서 그의 제안을 46개국이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환경장관은 이날 독일 일간 디 벨트와의 회견에서 "국제 기후 정책을 전환시킬 수 있는 기회는 10∼15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의 스타브로스 디마스 환경담당 집행위원은 2일 "2012년에 끝나는 교토의정서의 후속 협정이 필요하다"며 "2009년까지 새 협약에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응 엇갈린 미국=미 백악관과 에너지부는 IPCC 보고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지만 미국 내의 이산화탄소 배출 제한에는 반대 입장을 반복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평소 IPCC를 비판해온 공화당의 제임스 인호프 하원의원은 유엔 보고서를 "과학적인 보고서가 아닌 정치적인 서류"라면서 "정치적 이득을 위해 과학이 부패한 빛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반면 하원 환경및 공공사업 위원장인 민주당의 바버라 복서 의원은 "보고서는 온난화 문제를 무시해온 정책 결정자들에게 경종이 돼야 한다. 우리는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면하는 중국 인도=미국과 함께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혀온 중국과 인도는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중국 CCTV는 IPCC 보고서를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인민일보는 뒤늦은 4일자에 겨우 3줄짜리 기사를 한쪽 구석에 냈다.

인도의 프로딥토 고쉬 환경삼림장관은 "보고서에 기초한 정책 제안이 나오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현재로서 우리의 우선순위는 다른 데 있다"고 말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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