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도쿄]초등 6학년 교실이 텅텅 빈 이유는…

  • 입력 2007년 2월 2일 03시 01분


코멘트
사립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생이 무더기로 결석한 일본 도쿄의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 이 반 25명 중 14명이 감기 등을 구실로 결석했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사립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생이 무더기로 결석한 일본 도쿄의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 이 반 25명 중 14명이 감기 등을 구실로 결석했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일본의 초등학교에서는 10월경부터 인근 공립중학교에서 출장나온 교사들이 6학년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 설명회를 연다. 방학 때면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수영장이나 운동장 등 학교시설을 개방해 친근감을 갖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학생들을 사립중학교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궁여지책이지만 그렇다고 공립중학교를 외면하는 초등학생들을 막을 수는 없다.

일본 초등학교 6학년생의 봄맞이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작됐다. 사립중학교 수험이 절정을 맞은 것. 도쿄(東京)와 가나가와(神奈川) 현에서 1일 입시가 시작됐고 이보다 앞서 사이타마(埼玉) 현은 지난달 10일, 지바(千葉) 현은 20일 중학교 입시가 시작됐다.

시험 직전이면 6학년 학급에 결석생이 급증하는 것이 하나의 풍속도가 됐다. 지난달 31일 도쿄 시내의 초등학교 6학년 학급 중에는 학생 절반이 결석한 학급도 있었다. 학교 측은 “일부 보호자에게서 ‘감기 기운이 있어 결석시키겠다’는 연락이 왔지만 대부분 입시 준비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형 진학학원들은 도쿄와 수도권 3개 현에서 2007학년도 입시에 응시한 초등학교 6학년생이 5만2000∼5만8000명 선으로 역대 최다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6학년생 전체의 수험률도 20%대를 넘어 5명 중 1명꼴로 중학교 입시를 치르는 셈이다.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중학교 입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때는 1991년(4만9500명)이었다. 일본 정부의 교육재생회의가 ‘여유 교육(취미활동 등을 중시하는 종합 인성교육)’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공립중학교 외면 현상이 심각하다.

일본 언론들은 이런 현상이 ‘여유 교육’ 교과서의 얇은 두께에 놀란 학부모들이 위기감을 가진 반면 사립학교들은 교육의 독자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한다. 입시학원들은 “사립과 공립의 격차가 벌어져 보호자가 진로를 잘 선택하지 않으면 자녀들이 제대로 배우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