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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30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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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시내에 있는 한국전참전용사회 사무실. 29일 사전 연락도 없이 이곳을 방문했지만 한국전에 참전했던 8명의 노병(老兵)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참전용사회에서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메젤 레테르가쵸 아베베씨(79)는 한국 기자들이 찾아가자 매우 반가워하며 서툰 영어로 말문을 열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전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다. 당시 황실 근위병 6037명이 참전해 121명이 숨졌고 536명이 부상했다.
워낙 용맹했기 때문에 16개 국가로 구성된 유엔군 중 유일하게 전쟁포로로 붙잡힌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아베베 씨는 자랑했다.
젊은 시절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아시아 국가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21일간 배를 타고 부산항에 도착했던 용사들. 그러나 지금 이들의 삶은 빈곤 그 자체다.
참전용사회에 따르면 현재 생존자는 1000명 안팎. 이들은 대부분 한달에 나오는 연금 40 비르(약 4400원)로 어렵게 생활한다. 특히 1974년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고 에티오피아와 북한과의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참전용사들은 한때 찬밥신세가 되기도 했다.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 100세대 정도가 사는 코리안빌리지(한국촌)는 아디스아바바 외곽 구릉지대인 웨레다 및 케벨레 지역에 있다. 아디스아바바에서도 대표적인 빈민가다. 기자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무너져 내길 것 같은 판자들이 간신히 집을 둘러싸고 있었다.
1990년대에 한국 정부 초청으로 방한했던 아베베씨는 "한국이 전에는 매우 가난한 나라였는데, 너무 많이 바뀌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이 곳에 반가운 일이 하나 생겼다. 한국촌에 있는 학교(Hibert Fire School)가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새 시설을 갖추고 완전히 새로운 학교로 바뀌었다는 점.
이 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치는 프레우 제리훈씨(28)는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도서관, 실험실 같은 건물을 새로 지었다. 컴퓨터와 같은 학습도구도 많이 갖춰져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 학교에서는 한국국제협력단 소속 교사 3명이 학생들에게 컴퓨터 등을 가르친다.
학교 시설이 좋아지고 교육의 질이 높아지면서 인근에서도 일부러 전학 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제리훈씨는 귀띔했다.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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